내년 반도체 수출 회복에도…초유의 2년 연속 ‘1%대 성장’ 우려

김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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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천 공장(M16) 전경. 에스케이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천 공장(M16) 전경. 에스케이하이닉스 제공

내년 세계 경제를 에워싼 정치적 불확실성의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일단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는 나은 회복세를 보이리란 게 금융·경제분석 기관들의 판단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살아난 소비가 다시 주춤하겠으나, 반도체 중심의 수출 반등이 경기를 이끌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외국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고금리 장기화, 재정 긴축 등으로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겨레가 15개 주요 기관의 내년 한국 경제 전망을 살펴보니, 각 기관들이 제시한 내년 실질성장률 전망값 평균은 2.1%이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기관과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하나금융경영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골드만삭스·노무라·무디스·바클리스(바클레이스)·제이피모건·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이치에스비시(HSBC)·씨티그룹 등 민간 기관 전망을 모았다.
주요 기관들은 우리 성장률이 지난해 2.6%에서 올해 1.3%로 반토막 난 뒤 내년에 다시 2%대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경기 반등을 뒷받침하는 건 장기간 부진에 빠졌던 수출 회복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내내 뒷걸음질하다가 10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며 반등의 시동을 건 상태다. 노무라는 지난달 말 펴낸 보고서에서 “견조한 수출 성장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내년 경기 회복 수준이 과거의 위기 직후 성장률 반등 폭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한 예로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우리 성장률은 0.8%까지 급락했으나 이듬해 6.8%로 뛰어오른 바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도 성장률이 -0.7%로 뒷걸음질하고 2021년 4.3%를 기록했다.
내년 연간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가며 2년 연속 1%대 성장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2년 연속 1%대 성장은 한국 경제 발전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실제 한겨레가 집계한 15개 기관 중 노무라·제이피모건·에이치에스비시·씨티 등 4곳은 내년 한국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고금리 이자 부담에 의한) 높은 금융 스트레스와 초과 저축 감소는 소비에 강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건 정부의 재정 운용이라는 판단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보수 정부는 중기 재정의 궤도를 코로나 이전 추세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에 축소 예산을 편성했다”며 “국내총생산(GDP)에 0.4%포인트의 부정적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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