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냈냥?” 고양이 실수에 집사는 수천만원 배상했다

김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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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이모(27)씨가 기르는 중인 고양이 ‘잔소리’가 지난달 3일 열기가 남아 있는 전기레인지에 올랐다 발바닥을 데여 하얗게 까진 모습. 사진 이모씨

지난 4월부터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초보 집사’ 이모(27)씨는 지난달 3일 발생한 사고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주방에서 놀던 고양이가 열기가 남아 있던 전기레인지에 올라갔다 발바닥에 화상을 입은 것이다. 이씨는 “자기 영역을 확장하려는 고양이가 싱크대로 자주 뛰어오르곤 했는데, 전기레인지까지 밟을 거란 생각은 미처 못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발을 다친 고양이도 걱정됐고, 고양이 때문에 자칫 전원이 켜지면 큰 화재로 번질 수 있겠단 걱정도 들었다. 그날 이후 항상 전기레인지 차단기를 내려 놓는 습관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실제 반려동물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금천구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 20대와 소방관 64명이 출동했고, 15분 만에 불을 진압했다. 소방 당국은 오피스텔 주인이 기르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음날인 4일 오후 6시쯤에는 서울 중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나 안에 있던 반려견 1마리가 연기를 흡입하고 세상을 떠났다. 소방 관계자는 “집 안에 있던 개가 스위치 방식의 난로 전원을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오후 6시쯤 서울 중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나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소방 당국은 거주자가 기르던 반려견이 전기난로 스위치를 작동시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 중랑소방서

이런 사실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는 지난 2020년 103건, 2021년 127건, 지난해 15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기간 총 재산피해액은 14억1465만원, 부상자는 9명이었다. 119에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비교적 경미한 화재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내 유해물질 제거업체를 운영하는 정모(55)씨는 “우리 회사만 해도 반려동물이 불을 내 집안에 밴 탄내를 제거해달라는 의뢰가 1년에 20건 정도 들어온다”며 “주로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등을 발로 작동시켜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인에게 주의 의무 있다” 거액 손해배상 판결도

실수로 불을 냈다고 해서 반려동물이 처벌을 받진 않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주인의 경우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지난해 A 화재보험사는 경기 김포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반려묘 1마리를 키우는 B씨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다. A사는 “2021년 11월 B씨가 키우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해 피보험자에게 보험금 5994만원가량을 지급했는데, 여기에는 B씨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3단독(조해근 판사)은 지난해 12월 “피고(B씨)가 전기레인지 전원을 빼두는 등 반려동물이 화재를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A사에 359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비슷한 사례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반려인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차단기를 닫거나, 전기레인지 덮개 등을 구매하기도 한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전기레인지 덮개 사용 후기란에는 ‘고양이들이 임의로 (전원을) 켤까 봐 샀다’, ‘고양이 때문에 불날 뻔해서 사용 중인데 만족스럽다’ 등의 후기 글이 다수 올라 와 있다. 또 반려동물 교육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양이 2마리를 기르고 있는 손모(26)씨는 “전기레인지 설치 후 자꾸 올라가려 하길래 엄하게 혼냈다. 초반부터 전기레인지에 올라가면 큰일 난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7일 반려인 손모(26)씨가 기르는 고양이 ‘하루’가 땅바닥에 서 있다. 손씨는 “전기레인지에 올라오지 못하게 철저히 교육했다”고 말했다. 사진 손모씨

전문가들 역시 반려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교육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전기레인지의 경우 대부분이 반려동물의 발바닥처럼 체온이 일정 이상인 피부가 닿으면 전원이 작동하는 방식이라, 주인이 미리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소속 이민지 수의사는 “고양이는 높고 따뜻한 공간을 선호하는데, 전기레인지는 보통 잔열이 남아 있으면 따뜻하고 뛰어오르기도 적당한 높이라 고양이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며 “외출 시 전기난로 등 플러그를 뽑는 건 기본이고, 전기레인지 전용 덮개를 구매하거나 반려동물이 싫어하는 차가운 재질의 천을 덮어두는 등의 조치가 필수적이다. 또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은 더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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