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책, 밤엔 오로라…템플스테이 하듯 북극 즐기기”

김건희 기자
입력: 업데이트: 0 댓글 10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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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 인터뷰
“내년, 강한 오로라 폭풍 가능성
자연서 느끼는 최대치의 경이로움”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가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에서 촬영하고 있다. ⓒ권오철, 씨네21북스 제공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가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에서 촬영하고 있다. ⓒ권오철, 씨네21북스 제공

옐로나이프의 관광 명소 ‘오로라 빌리지’ 벽에 걸려 있는 10장 남짓한 사진 전부가 한국인 천체사진가 권오철 작가의 작품이었다. 옐로나이프 상당수 호텔에도 그의 오로라 사진이 걸려 있다. 천체사진 경력만 30년이 넘는 권 작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옐로나이프를 찾고 있으며, 한국보다 현지에서 더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최근 10년 만에 전면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그의 책 <신의 영혼 오로라>는 오로라 여행객의 필수 도서다. 권 작가가 14년 동안 찍은 화보 120장과 함께 오로라의 생성 원리, 관측 확률, 옐로나이프 여행 계획, 오로라 촬영법까지 망라했다.
1년에 두번, 3월과 9월에 각각 3주씩 옐로나이프를 찾는다는 권오철 작가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특히 내년과 내후년엔 통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오로라 폭풍’을 만날 확률이 높은 태양활동의 극대기라고 한다. 권 작가의 목소리에도 기대감이 묻어났다.

2015년 3월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에 나타난 오로라 폭풍. ⓒ권오철

2015년 3월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에 나타난 오로라 폭풍. ⓒ권오철

―오로라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질 거란 예측이 있다.
“오로라 자체는 1년 365일 24시간 항상 떠 있다. 하지만 구름이 끼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극지방 쪽 날씨가 좋지 않았다. 그나마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맑은 날이 많은 옐로나이프가 유럽보다 오로라 관측에 유리하다. 기후변화는 걱정이다. 오로라는 우주적 이야기라 걱정할 것도 없지만, 날씨는 지구적 이야기니까.”
―오로라를 눈으로 볼 때보다 카메라로 찍었을 때 더욱 선명하던데.
“오로라가 약할 땐 사람 눈으로 보는 한계가 있다. 빛이 약한 밤에는 육안으로 색깔을 인식하기 어렵다. 구름같이 희미하던 오로라가 점점 밝아지고 하늘이 초록색으로 뒤덮일 땐 아름다워도 눈물까지는 안 난다. 갑자기 사위가 밝아지는 ‘브레이크 업’이 되고 ‘오로라 폭풍’(서브스톰)이 터지면 폭발하듯 100배 정도 밝아진다. 그걸 보면 누구나 감동받아 눈물을 흘린다. 밝을수록 오로라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선명한 핑크색이 나타난다. 이땐 카메라보다 눈으로 보아야 더 선명하다.”

춤추는 오로라. 흰 눈과 침엽수들. 전형적 툰드라 지대의 풍경. ⓒ권오철

춤추는 오로라. 흰 눈과 침엽수들. 전형적 툰드라 지대의 풍경. ⓒ권오철

―그것을 만날 수 있는 때가 내년, 내후년인가?
“태양활동은 11년 주기인데 극소기에는 한달에 한번 스톰이 나올까 말까 한다. 태양활동 극대기로 갈수록 확률은 높아진다. 일주일에 두세번씩 나오기도 한다. 내 경우 태양 흑점이 폭발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바로 옐로나이프로 향한다. 그럴 땐 일주일 연속 스톰이 나올 때도 있다. 물론 날씨가 받쳐줘야 되는 것이다.”
―오로라 감상의 적기는?
“춘분과 추분 때가 좋다. 지구 자기장과 태양 자기장이 평행을 이뤄 오로라가 나타날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한여름엔 백야 때문에 오로라를 보기 힘들고 8월 중순부터 10월까지는 한국의 가을 날씨와 흡사하다. 이땐 춥지도 않고 단풍철이라 풍경이 아름답다.”
―오로라 이외에 옐로나이프의 매력이 있다면?
“지질학적으로도 옐로나이프는 재밌는 땅인데 40억년 전 땅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태초의 지구 위를 걷고 있는 셈이다. 구리, 금, 다이아몬드 등 금광이 발달했고 지질학자들도 여름에 이곳을 많이 찾는다.”

분홍색은 오로라 폭풍이 있을 때 가장 밝은 부분에서 나타난다. 이 색을 보았다면 오로라의 거의 최대치를 본 것이라고 한다. 오로라 빌리지, 2013년 3월. ⓒ권오철

분홍색은 오로라 폭풍이 있을 때 가장 밝은 부분에서 나타난다. 이 색을 보았다면 오로라의 거의 최대치를 본 것이라고 한다. 오로라 빌리지, 2013년 3월. ⓒ권오철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오로라는?
“2015년에 최근 10년 중 가장 큰 오로라를 만났다. 2주 연속 스톰이 매일 나왔다. 처음 스톰을 봤을 땐 다리가 안 움직이더라. 억, 하고 몸이 얼어버렸다. 스톰이 터지면 하늘에 오로라가 터지고 눈밭에도 반사되는데, 만화 <요술공주 밍키>에서 밍키가 변신할 때 빛에 휩싸이는 듯한 광경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인간이 자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대치의 경이로움이랄까. 오르가슴 같은 느낌, 카타르시스라고 해야 하나. 오로라 폭풍을 봐야 진짜 오로라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오로라 여행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진을 찍기보다 마음으로 보라. 눈으로 느낀 다음 인증샷을 남겨도 크게 문제없다. 생전 단 한번 경험하는 장면을 눈으로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호수 위로 나타난 오로라. 프렐류드 호수, 2011년 9월. ⓒ권오철

호수 위로 나타난 오로라. 프렐류드 호수, 2011년 9월. ⓒ권오철

―그래도 사진 찍기 요령을 알려준다면?
“광각렌즈와 릴리즈, 삼각대를 준비하자. 카메라 감도(ISO)를 400~1600 정도에 맞추고 조리개를 최대 개방에서 1~2단계 정도 조인 뒤 셔터 속도는 5~15초 노출로 해서 액정 화면으로 촬영 결과를 보며 조금씩 조정하면 된다. 플래시는 반드시 꺼라. 옆 사람 피해만 주니까. 인물사진을 찍을 때도 플래시를 터트리면 달걀귀신처럼 얼굴만 뜬다.”
―그밖에 조언할 사항은?
“날씨 때문이라도 가능하면 오래 머무는 것이 좋다. 내가 지금껏 본 최고의 여행자는 일본에서 온 아주머니였다. 혼자 와서 딱 2주 머물다 가는데 뜨개질감과 책을 들고 와서 밤엔 오로라를 보고, 낮엔 책 읽고 뜨개질을 하면서 북극을 그대로 느끼고 갔다. 마치 템플스테이 하듯 고요하고 멋져 보였다. 그런 여행도 있다.”

권오철 작가의 책.

권오철 작가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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