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ㆍ은둔청년 지원 확대…내년 3309억원 투입한다

김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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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복지정책 5대 과제’ 당·정협의회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부양하는 청년은 내년부터 연 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전담기관도 설립된다. 취업 실패 등으로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립·은둔청년을 위한 심리상담 및 일상회복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의힘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가진 후 이같은 내용의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청년 중에서도 소위 영케어러(Young Carer)라 불리는 가족돌봄청년과 고립·은둔청년을 위한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기에 기존 청년 정책을 확대·강화한 것까지 모아 ‘청년 복지 5대 과제’로 설정, 내년 3309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2322억원이었던 관련 예산을 43%(987억원) 증액한 것이다.

정부는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을 발굴하고 지원·관리까지 한 번에 책임지는 통합지원 사업을 내년부터 4개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서비스를 담당할 기관인 ‘청년미래센터’(가칭)를 각 시범사업 지역에 설치, 전담 인력을 배치해 청년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정부가 이들을 먼저 찾아내 사각지대 없도록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영케어러에 연 200만원, 은둔청년도 선제 발굴

일정 소득기준 이하인 가족돌봄청년에게는 학업·취업 준비 등에 쓸 수 있는 연 200만원 수준의 ‘자기돌봄비’를 신설해 지급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년끼리 관계를 형성하며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자조모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고립·은둔청년에 대해서도 본인 및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이들이 함께 생활하며 일상생활을 회복하도록 돕는 공동생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한다. 사례관리사와의 상담을 통해 취업 욕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고용노동부의 사업과 연계해 취업도 지원한다.

복지부가 특히 가족돌봄,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은 건 이들이 기존 복지체계에서는 소외되고 있는 ‘새로운 취약계층’이라는 판단에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가족돌봄청년, 은둔형 외톨이 등 새로운 취약계층의 우울·불안이 늘고, 자산형성에도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기존 정책에 한계가 드러나 새로운 복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난동을 벌인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CCTV 장면. 이 사건을 비롯해 최근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보이는 청년들의 강력범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요구돼왔다. 뉴스1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가족돌봄청년은 10만명, 고립·은둔청년은 51만6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복지부 실태조사 결과, 이들의 61.5%가 우울감을 호소해 일반청년(8.5%)의 7배 이상이었다. 고립·은둔청년의 경우 서울시 실태조사에서 18.5%가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청년(8.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근 신림역·서현역 등에서 잇따른 흉기난동 피의자들이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을 관리할 사회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회 인사말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묻지마’ 강력범죄에 대해 공권력이 적극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등 마음건강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과 청년층 마음건강 및 자산형성에 대한 지원도 5대 과제에 포함됐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되며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이다. 복지부는 이들에게 현재 월 40만원인 자립수당을 내년부터 월 50만원으로 인상한다. 전국 17개 시·도 자립지원전담기관에 배치되는 전담인력도 올해 180명에서 내년 230명까지 확대한다.

청년층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신건강검진 항목에 기존 우울증에 더해 조현병·조울증이 추가된다. 검진 주기도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청년에게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사업을 전 연령으로 확대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신설, 내년 8만명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자산형성 지원책으로는 청년내일저축계좌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중위소득 100% 이하의 일하는 청년이 월 10만원을 저축할 경우 정부도 같은 금액을 지원하는 금융상품으로, 소득기준 등을 완화해 지원대상을 확대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시 적용되는 청년 소득공제 나이 범위도 현행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해 더 많은 청년들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

여당 차원에서 이번 5대 과제는 ‘청년약속(청약)’이라는 이름으로 내놓고 있는 청년 정책 시리즈의 세 번째 정책이다. 앞서 1호(청년 학자금 패키지), 2호(예비군 학습권 보장)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이같은 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평범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체감도 높은 복지정책을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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